상속재산 파산제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9조 등이 규정하고 있는 상속재산 파산제도는 1962년에 도입됐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2016년 서울가정법원이 처리한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들 가운데 이를 신청하여 승인받은 사례가 0.5%도 채 되지 않을 정도니까요. 상속재판 파산제도가 가사와 파산분야를 아우르는 제도임에도 상속은 가정법원에서, 파산은 회생법원이나 지법 파산부 등에서 따로 전담 취급하여 이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혀졌기 때문입니다.

 

상속재산 파산을 신청하면 법원이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고인이 남긴 빚을 상속재산의 한도 내에서 대신 변재해 줍니다. 상속인, 상속채권자, 유증을 받은 자, 유언집행자도 신청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한정승인을 한 상속인과 상속채권자에게 가장 크게 와닿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상속재산 파산은 채권자들에 대한 공고와 최고 의무도, 혹시나 채무를 잘못 변제할 경우 져야 할 손해배상책임도 없습니다.

채권자들도 이 제도를 이용하면 편리합니다. 선순위 상속자들이 상속을 포기할 경우 후순위 상속자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서 빚 독촉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상속인들의 상속 여부와 관계없이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상속재산을 처리하기 때문에 안전하게 변제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차는 가정법원에 한정승인 신고를 한 뒤 관할 회생법원에 상속재산 파산을 신청하면 됩니다. 한정승인을 하지 않고도 관할 회생법원에 상속재산 파산 신청을 한 후 법원이 파산선고를 하면 자동으로 한정승인을 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만약 파산 신청이 기각된 후 상속 개시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고인이 남긴 빚 모두를 상속하겠다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처리되므로 가정법원에 한정승인을 먼저 신청한 다음 상속재산 파산을 신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제도가 활성화되면 고인이 재산보다 빚을 더 많이 남겼을 것을 두려워 해 유족이 서로 상속을 떠넘기거나 포기해버리는 사례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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